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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글스의 4번타자를 위한 변명 야구



  이번 시즌 KBO 리그 최고 화제의 팀은 단연 본인이 응원하고 있는 한화 이글스다. <588 6899>로 불리우는 2008~2014년의 암흑기(이 기간동안 한화는 KBO 역대 최초의 9위를 2년 연속, 3년 연속 꼴지라는 불명예스러운 기록을 달성했다.)를 끝내기 위해 '야신' 김성근 감독과 그의 코칭스태프 사단을 모셔오고 FA계약 등 공격적인 투자를 감행하여 10개 구단중 2015년 8/10일 기준으로 5위에 위치해 있다.(그렇게 돈을 쓰고 5위밖에 못하냐는 비아냥도 있지만, 3년 연속 꼴지에 순위가 4단계 올라갔다는 점만으로도 한화팬으로서는 만족스러운 상황이다.)

현 시점에서 한화의 상승세를 이끌고 있는 축을 꼽아보자면, 투수에서는 불혹의 나이에 리그 최다출장기록을 쓰고 있는 박정진, 대전에서 가장 큰 환호를 받는 '불꽃남자' 권혁, 부상 복귀 후 필승조에 힘을 실어주고 있는 윤규진 등 필승조 3인방을 꼽을 수 있겠고, 타선에서는 '야잘잘(야구는 잘하는 놈이 잘한다)'을 몸소 실천하고 있는 이용규(아쉽게 현재 부상)와 정근우, 3년 8억 5천만원 계약인데 연 8억 5천만원 이상의 활약을 보여주고 있는 '혜자경언' '갓경언' 김경언, 그리고 이글스의 프랜차이즈 4번타자인 이 남자, 김태균을 꼽을 수 있을 것이다. (오늘 기준 타/출/장 .335(8위)/.480(2위)/.609(5위) OPS 1.089(3위) 18홈런 85타점)

<한화의 홈런타자 김태균
오오오 오오오오
한화의 홈런타자 김태균
오오오 오오오오>

<김태균 홈런 날려버려라
김태균 홈런 날려버려라
김태균 홈런 날려버려라
날려라 날려라 날려라>

충청도를 연고로 하는 한화이글스에서 한화그룹이 후원하는 천안북일고를 졸업한 지역 프랜차이즈, 그야말로 한화이글스에서 '성골 of 성골'. 2001년 1군 데뷔해서 규정타석을 채우지 못했지만 .335의 타율과 20홈런을 때려내며 신인왕을 차지. 김태균의 응원가에 '홈런'이 포함됐다는 것은 이글스 팬들이 김태균을 '장종훈 이후 최고의 프랜차이즈 거포'로 인식하고 있다는 사실을 보여주고 있다. 실패로 끝난 일본진출 이후 한화와의 재계약 과정에서 계약금없이 순수연봉 15억짜리 계약을 맺으며 한동안 한국야구 최고연봉의 반열에 올라있기도 하다. 하지만 김태균은 '김똑딱'이라는 조롱을 받아왔었는데, 이는 그가 일본 진출하기 이전과 국내 복귀 이후의 홈런 생산성에서의 차이 때문이다.

<2007~2009 김태균 성적>
2007: 118경기 .290 .429 .483 21홈런 85타점
2008: 115경기 .324 .417 .622 31홈런 92타점 (홈런 1위, 장타율 1위, 타점 4위, 출루율 3위)
2009:  95경기 .330 .416 .545 19홈런 62타점

<2012~2014 김태균 성적>
2012: 126경기 .363 .474 .536 16홈런 80타점(타율, 출루율 1위)
2013: 100경기 .319 .444 .475 10홈런 52타점(출루율 1위)
2014: 118경기 .365 .463 .564 18홈런 84타점(출루율 1위, 타율 2위)

일본 진출 전 3년간은 평균 23홈런 79타점, 국내 복귀 후 3년간은 평균 15홈런 78타점 정도의 수준으로 확실히 홈런의 숫자가 많이 떨어졌고, 이는 거포가 많은 '1루수' 포지션, 게다가 팀의 '4번타자'에 리그 최고 연봉자에게 걸맞지 않은 수준이라는 비아냥을 듣게 되었다.

이렇게 되다 보니 가장 심각했던 게 같은 1루수 포지션에서 삼성의 채태인이 김태균보다 훨씬 상위 등급의 타자라는 댓글까지 등장하게 됐고.. 이 게시글을 한 번 써 봐야겠다는 계기가 되었다. 그리고 사실 이번시즌에 김태균이 08시즌 이후 커리어하이 모드에 들어가서 사실 안 써도 될 것 같지만.... 


1) 김태균은 '슬러거'형 타자가 아니다.

김태균의 프로필상 신장과 체중은 185cm/110kg의 거구이다. 덩치만 보면 이승엽(183cm/87kg), 테임즈(183cm/95kg)보다 크며, 박병호(185cm/107kg), 최형우(179cm/105kg)와 비슷하다. 그리고 본인이 08년에 홈런왕에 올랐던 전적이 있기 때문에 '거포형 타자'라는 인식이 강하다. 하지만 김태균은 슬러거라기 보다는 교타자의 교과서라고 볼 수 있다. 그리고 이는 김태균과 동갑내기 라이벌인 이대호도 마찬가지다.

KBO리그에서 타자 최고의 개인 시즌으로 뽑는 5대 시즌은 다음과 같다


82 백인천: .412 .497 .740 103안타 19홈런 64타점 55득점 11도루(한 시즌 역대 최고 타율이자 크보 유일 4할,  역대 최고 장타율, 홈런 2위 타점 2위 득점 1위 최다안타 1위)
94 이종범: .393 .452 .581 196안타 19홈런 77타점 113득점 84도루(크보 역대 최다 도루, 100경기 이상 최고 타율, 역대 최다안타 2위 - 타율 1위, 최다안타 1위, 도루 1위, 득점 1위, 타점 5위, 홈런 4위, 출루율 1위, 장타율 2위)
03 심정수: .321 .478 .720 154안타 53홈런 142타점 110득점(출루율 1위, 장타율 1위, 타율 2위, 홈런 2위, 타점 2위, 득점 3위)
03 이승엽: .301 .428 .699 144안타 56홈런 144타점 115득점(출루율 3위, 장타율 2위, 홈런 1위, 타점 1위, 득점 1위)
->99 이승엽(.323 .458 .733 157안타 54홈런 123타점 128득점, 홈런 타점 득점 출루율 장타율 1위)시즌을 꼽기도 한다.
10 이대호:  .364 .444 .667 174안타 44홈런 133타점 99득점(크보 역사상 유일무이한 타격 7관왕)

그런데 여기서 문제는 이대호가 홈런왕을 2번 차지했고 타격3관왕(홈런, 타점, 타율)을 2번(06년, 10년) 차지했으며 크보 11시즌동안 225홈런을 때려냈는데 한 시즌 +30홈런은 10년 한번밖에 없다.(07이대호가 29홈런, 홈런왕을 차지했던 06년은 역대 최소홈런 홈런왕 - 26개) 그리고 10년 이대호의 장타율이 .667인데 순수장타율(장타율 - 타율)은 .303이다. 03 이승엽의 경우 순수장타율이 .398, 03 심정수의 경우 .399이다. 82백인천도 .328이다. 즉 이대호는 워낙 압도적인 컨택능력에 체격에서 나오는 파워를 바탕으로 홈런이 따라온다는 가정을 할 수 있다. 

08 김태균의 경우에도 순수장타율이 .298로서 홈런왕을 차지했지만 순수장타율이 위에 서술한 타자들보다 낮다. 장타율이라는 것이 타율이 높으면 우선 그 타율을 베이스로 깔고 간다는 점을 감안해야 한다. 참고로 작년 40홈런 117타점을 치고 메이저리그로 진출한 강정호의 경우 .356 .459 .739의 비율스탯을 기록했는데, 순수장타율이 .403에 달한다(.....) 52홈런 124타점을 치며 11년만의 50홈런을 기록한 넥센 박병호의 경우에는 .303 .433 .686으로 역시 순수장타율이 .383이다. 이번시즌 박병호와 홈런왕 경쟁을 펼치는 에릭 테임즈의 작년 성적은 .343 .422 .688, 순수장타율 .345이다. 김태균과 이대호는 뛰어난 컨택능력에 힘이 추가되며 홈런을 치는 스타일로 볼 수 있다.

그렇다면 김태균은 홈런왕을 차지했던 커리어하이시즌에도 '파워'로는 임팩트를 그렇게 나타내지는 않았던 셈이다. 그런데, 김태균의 스탯을 들여다보면 꽤 재밌는 사실이 존재한다.


2) 비율스탯의 레전드

자, 김태균의 통산 비율스탯을 따져보도록 한다. 13시즌(풀타임 12시즌)동안 타/출/장/OPS .321 .427 .533 .960이다. 이 기간동안 3할을 못 넘긴 시즌은 2년차였던 2002년(.255 .347 .362), 2006년(.291 .405 447), 2007년(.290 .420 .483) 단 3 시즌에 불과하다. 출루율이 4할을 넘지 못했던 시즌 역시 2년차였던 2002년밖에 없다. 장타율 5할을 넘기지 못한 시즌은 2006년, 2007년, 그리고 2013년(.319 .444 .475)였고 이때도 출루율 1위를 차지했다. 통산 .321의 타율은 3000타수 이상 누적기록을 갖고 있는 타자들을 기준으로 2위, 1위 기록은 몇 년 전 작고하신 故장효조 前삼성 2군 감독의 .331이다. 그리고 여기서 제일 무서운건 김태균은 일본 복귀 이후 오히려 컨택과 출루능력이 더 상승했다는 점이다. 

06~09년 타율/출루율
06년: .291 .405
07년: .290 .420
08년: .324 .417
09년: .330 .416
------------
12~14년 타율/출루율
.363 .474
.319 .444
.365 .463

일본진출 전 커리어하이 타율이 09년의 .330, 커리어하이 출루율이 03년의 .424였던 김태균은 국내복귀 첫 시즌이던 2012년 '4할 도전이 가능하다'는 타격페이스를 보였지만 후반부에 추락했다. 하지만 커리어 첫 타격왕과 커리어 하이타율인 .363과 커리어 하이 출루율인 .474를 기록했다. 그리고 2014년 (물론 타신투병이던 크보를 감안해도) 타격2위에 다시 오르며 커리어하이 타율을 .365로 경신한다. 출루율이 평균적으로 4~5푼 이상 오르고 타율도 3푼 이상 오른 셈이다. 물론 김태균의 출루율 상승에는 답이 없어졌던 지난 3년간의 한화 타선도 한몫한다고 볼 수 있지만, 김태균의 2012년, 2014년 출루율은 역대 크보 단일시즌 출루율 순위에서 각각 5위와 10위에 해당한다. 2014년 .365의 타율도 크보 단일시즌 타율순위에서 10위에 해당한다. 

어쨌든 2014년까지 기준으로 30년 조금 넘은 크보 역사에서 통산 2위의 타율, 통산 2위의 출루율, 통산 6위의 장타율을 기록하고 있는 비율스탯의 레전드라고 할 수 있다. 참고로 이대호의 일본진출전까지 통산 11시즌 비율스탯은 .309 .391 .520. 물론 이대호가 일본진출 이후 이승엽까지 뛰어넘을 기세로 전진하고 있고 김태균은 일본에서 불명예를 얻었다는 것도 감안해보도록 하자.

또한 꾸준함 측면에서도 김태균은 11년 연속 두 자릿수 홈런을 쳐냈고, 11년 연속 세 자릿수 안타 또한 앞두고 있다. 김태균이 +20 홈런을 쳐낸 시즌은 규정타석 미달의 신인시즌 포함해서 7시즌, +30홈런 시즌이 두 번 있고, 15홈런 밑으로 쳐낸 시즌은 3시즌에 불과하다. 이번시즌 이미 250홈런-1000타점을 쳐냈고, 1600안타 또한 달성했다. 이번시즌 1500경기 출장과 900 볼넷을 달성할 수 잇을 것으로 보이며(현재 873볼넷), 다음시즌이면 1000사사구 달성이 가시권에 들어온다. 게다가 아직 만 33세이며 타격 스타일이 노쇠화에 거대한 영향을 받지는 않기 때문에 FA 계약 이후에도 꾸준한 성적을 낸다면 장종훈의 통산기록을 넘어서 한국야구 역대급 통산기록을 쌓을 수 있을 것이라고 본다.

3) 받쳐주는 타선의 차이.

모기업의 특성과 팀 타선의 특성상 한화이글스 타선을 상징했던 별명은 '다이너마이트'. 일본진출 전까지만 하더라도 김태균의 앞뒤를 받치는 타자들은 상당히 강력했다. 하지만 09년과 이후 국내 복귀에서 김태균은 '그냥 거르면 되는 존재'였고, 김태균의 타격 스타일 역시 나쁜 볼을 건드리지 않는 스타일이기 떄문에 자연스럽게 장타와 타점이 조금 줄고, 출루와 안타가 늘어나게 된다. 당장 강정호-박병호-김민성이나 채태인-최형우-박석민-이승엽의 삼성, 김현수-김동주-홍성흔 시절의 두산이나 가르시아-이대호-홍성흔-강민호로 이어지던 롯데 타선에 비해서 상당히 무게감이 적었다. 2015년에 김경언이 완전 각성하고 최진행이....약의 힘을 빌어 돌아오면서 김태균을 함부로 거르기가 어려워졌고, 김경언 부상과 최진행 징계 이후에도 정근우나 이종환이 클린업에서 코감독 치하 한화 클린업보다 나은 모습을 보여줬고, 김경언과 정현석이 다시 복귀해서 훌륭한 모습을 보여주기 떄문에 2015시즌 40경기 정도 남은 시점에서 이미 김태균이 국내복귀이후 최다홈런을 떄려냈다고 봐도 무방하다. 08~12년 시즌 한화 마운드에는 고독한 소년가장 류현진이 있었다면, 09, 12~14시즌 한화 타선에는 홀로 분투해야 했던 4번타자 김태균이 있던 셈이다.

4) 마무리

사실 한화팬으로서 김태균한테 이대호처럼 타격 7관왕을 하라거나, 박병호처럼 50홈런 이상을 기대하지는 않는다. 한화팬의 팬심이기도 하지만, 김태균은 홈런 개수에 관계없이 중심타선에서 버티고 있는 것만으로도 충분히 상대팀을 긴장시킬 수 있는 타자다. 이번시즌 25개정도만 홈런을 쳐 준다면, FA 4년 계약을 맺고 나서도 20홈런 언저리와 지금의 비율스탯만 유지해 준다면 충분히 한화의 성적을 반등시킬 수 있는 제일 큰 자원이 될 것이다.

똑딱이라고 놀릴지라도, 김태균만한 4번타자는 현 시점 한국야구에 몇 없다는 결론으로 이 두서없는 글을 마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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